[도시미래경쟁력] 공간에서 에너지로, 탄소중립시대 도시계획가의 전략 2026.01

2026. 1. 27. 16:37아티클 | Article/도시 계획 이슈

도시에너지

 

 

에너지를 다루는 도시계획가

도시계획은 오랫동안 토지이용, 기반시설, 교통망 중심으로 발전해왔고, 에너지는 외부에서 공급되는 기술 인프라로 취급되어왔다. 그러나 탄소중립과 에너지자립이 도시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면서, 도시계획가의 역할도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제로에너지건축물, 전기차 보급·확대 등은 건축과 수송 부문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도시 설계의 일부가 되었으며, 특히 열에너지는 지역의 기후와 산업 구조에 따라 수요가 달라지는 만큼, 지역별 맞춤형 에너지 전략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이제 도시계획가는 사람과 기능을 위한 공간뿐 아니라, 그 공간에서의 에너지 흐름까지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태양광, 풍력, 열 배관망, 양방향 송배전망 같은 인프라는 단순한 기능을 넘어 도시 경관과 상징성을 형성한다. 탄소중립 시대의 도시계획가는 공간을 조성하는 기술자이자, 에너지 흐름을 기획하는 전략가로 거듭나야 한다.

 

도시계획 기반의 에너지전환과 섹터 커플링 전략

이러한 전환기를 배경으로, 도시 내 에너지전환의 핵심 과제는 중앙집중식 공급체계에서 벗어나 지역 단위의 분산형 체계로 이동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대도시는 여전히 전기와 열을 외부에 의존하고 있으며, 서울(8.9%), 광주(8.4%), 대전(2.9%) 수준의 낮은 전력자립률은 도시의 회복탄력성과 에너지 불균형 문제를 가중시키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서울시의 지열 냉·난방 의무화, 광주시의 분산에너지 특화단지 조성 등 도시계획 단계에서 에너지 수요 감축과 지역 내 공급을 함께 고려하는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특히 분산에너지활성화 특별법시행으로 신축 개발사업에서는 지역 내 분산에너지 공급이 의무화되었고, 도시계획가는 토지이용과 기반시설 설계 시 ESS, 열배관망, 신재생설비 등 에너지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계획에 반영해야 하는 책무를 지게 되었다.

 

이런 변화 속에서 도시계획 차원에서 주목해야 할 전략이 ‘에너지 섹터 커플링(Sector Coupling)’이다. 이는 전기, , 수송 등 분리된 에너지 부문을 통합해 잉여전력, 산업폐열, 수소 등을 히트펌프와 지역난방망과 연계함으로써, 지역 특성에 맞는 복합 에너지 시스템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섹터 커플링은 단지 기술적 접근이 아니라, 도시공간구조를 매개로 실현되는 통합 전략이다. 도시계획가는 건물용도, 도로망, 밀도, 산업시설 배치와 연동하여 에너지 흐름을 조직화하고, ESS와 히트펌프의 입지 조건, 열수요 기반의 배치 전략, ZEB 기준과의 연계를 통해 도시 차원의 에너지 효율성과 자립률을 높이는 설계를 주도해야 한다.

 

미래 에너지분야 전환 예측과 도시계획가협회 도시에너지위원회의 역할

단기에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하위 법령 정비를 지원하고, 에너지자립형 시범지역 조성과 도시 맞춤형 에너지전환 기반을 뒷받침하는 건축물·도시계획 통합 관점의 기술 의견서를 제안한다.

중기에는 국회에서 진행 중인 청정열(가칭)’의 법적 지위 확보와 열에너지 로드맵 수립 취지에 맞춰, 도시 내 열에너지원의 탈탄소화가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인증제도 개선으로 연동되도록 건축물·도시계획 통합 관점의 기술 의견서를 제안한다. 이는 공간계획과 에너지설계를 실질적으로 통합하는 제도적 전환점 마련에 기여한다.

장기에는 중앙정부가 에너지고속도로와 AI 기반 수급 정량화에 부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방정부가 지역 특성에 맞는 분산형에너지사업과 시민참여 투자프로그램을 조례로 뒷받침하도록 역할을 정렬한다. 우리 위원회는 양 수준의 정책 추진이 현장에서 연결되도록 건축물·도시계획 통합 관점의 기술 의견서를 지속 제안한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대한민국 도시계획가협회 도시에너지위원회는 전략적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위원회는 학, 산업계, 정부와의 연계를 주도하여, 도시계획과 에너지정책을 통합 설계하고 실천하는 협력체계를 구축할 것이다. 더 나아가 도시계획가들이 에너지 전환을 이해하고 선도할 수 있도록 전문 역량을 지원하며, 지속가능한 도시 미래의 방향을 함께 제시해 나갈 것이다.

네덜란드 - 기존도시와 현대화도시의 에너지통합관련 흐름도 (ⓒ hmjvandenbosch.com)

 

 

이명주 / mylovezed@gmail.com

명지대학교 건축학전공 교수, 한국 건축사·독일건축사

한국도시계획가협회 도시미래경쟁력분과장

도시에너지위원회 위원장

기후변화정책전공 행정학박사로서 건축·에너지·정책을 아우르는 통합 연구와 실무를 수행해 왔다.

녹색성장위원회 총괄기획분과위원장(2020~2021), 2050 대통령직속 탄소중립위원회 녹색생활분과위원장(2021~2022)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세종국회의사당 건립위원회 위원(2024~현재 )으로 공공 프로젝트의 품질 향상과 탄소중립 이행에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