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미래경쟁력] 지속가능한 도시 실현을 위한 핵심 이슈와 과제 2026.01

2026. 1. 27. 16:33아티클 | Article/도시 계획 이슈

지속가능도시

 

 

1987년 브룬트란트 보고서를 통해 제시된 지속 가능한 발전은 ‘미래 세대가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킬 능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현재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발전’으로 정의되었다. 지속가능한 발전에서는 3E로 대변되는 경제(economy), 환경(environment), 사회(equity)적 요소의 균형을 추구하게 되는데, 경제적 성장이나 효율성만을 추구하면 환경과 사회적 형평성에 위협이 되거나, 환경과 사회적 형평성만 강조하면 경제적 효율성이 약화될 수 있어 이 세 가지 요소는 서로 상충적인 속성을 지니기도 한다.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해서는 도시계획 개별 프로젝트에서 세 요소가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나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계획가의 지속가능성 추구는 매우 중요하며, 개별 프로젝트가 아닌 도시 차원에서는 세 요소 모두 상위에 위치하는 도시들도 나타나는데, 이는 경제, 환경, 사회 개별 분야에서도 도시계획가들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도시 단위에서는 세 요소의 균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지속가능성은 대상이 되는 학제, 공간과 사업 단위에 따라 현안 이슈가 매우 다양한 포괄적인 개념이며, 본 글에서는 도시계획적 관점에서 도시, 지역, 국토가 안고 있는 지속가능성 이슈에 대해서 다루고자 한다. 특히 환경 분야는 도시미래경쟁력분과의 다른 위원회에서 구체적 이슈가 논의되므로 본 위원회에서는 경제와 사회적 요소에 논의의 초점을 두고자 한다.

 

우리나라 도시계획 분야에서는 지속가능한 도시 실현을 위해 다양한 현안 이슈들을 논의하고 있으며, 부동산시장 안정화와 주택 공급, 도심 쇠퇴, 인구감소와 지방도시 소멸 위기, 국토불균형 등은 지속가능한 도시 실현을 위해 논의가 요구되는 핵심 이슈로 제시될 수 있다.

 

첫째, 부동산시장 안정화와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도시 내에서 주거정비형 도시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사업 지연으로 인한 주택공급의 한계, 고밀 개발로 인한 도시경관 및 도시기반시설 용량 이슈, 공공주택 및 생활 인프라 공급 등의 공공성 확보 등은 지속가능한 도시 실현 측면에서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도시정비사업은 주택공급과 세수 기반 확대라는 경제적 측면의 장점도 있으나, 젠트리피케이션, 갈등 조정 메커니즘 부재, 주변 지역과 연계되지 않은 단절된 공간구조 등 사회적 형평성과 공공성 결여 등이 지적된다.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신속통합기획을 통한 정비사업에서는 녹색건축, 제로에너지 건축 인증 확대를 통한 환경성 제고, 지역에 필요한 돌봄시설 설치, 공공주택 공급 등의 사회적 형평성 제고, 이를 통한 허용용적률 완화와 법적상한용적률 적용, 사업성 보정계수 도입으로 경제성을 담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과거에 비해 사업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는 점은 지속가능한 도시 측면에서 바람직한 방향이나, 현세대에서 과밀 공동주택중심으로의 도시 공간 변화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시장에서 작동할 수 있는 개발 밀도와 공공의 관점에서 바람직한 적정 밀도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의가 필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둘째, 도시 차원에서 도심 쇠퇴와 외곽 신시가지 개발로 인한 도시 내 공간 불균형은 해외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국내 도시에서 겪고 있는 주요 도시문제이다. 도심에서 교외지역으로의 인구 유출을 막기위, 우리나라에서는 도시성장한계선(Urban Growth Boundary) 과 같은 도시성장관리 정책을 적용하기보다는 도심을 대상으로 한 계획기법과 정책에 초점을 두고 있다. 2023년 도입된 공간혁신구역 3종으로 토지 용도와 밀도를 자유롭게 계획할 수 있는 도시혁신구역, 노후·쇠퇴지역을 대상으로 전면 재개발보다는 점진적·융합적 전환이 필요한 지역에 복합용도계획을 적용할 수 있는 복합용도구역, 도시계획시설을 융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도시계획시설 입체복합구역이 대표적이다. 또한, 비수도권 광역시 도심에 산업·주거·문화 기능이 어우러진 복합혁신공간 조성을 위해 도심융합특구 조성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제정을 통해 도입된 도심융합특구도 대표적인 도심 활성화 정책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유휴 도심공간 재활용, 앵커시설 유치, 청년임대주택 공급, 복합거점화를 목적으로 5개 광역시에 지정되어 추진되고 있다.

 

셋째, 인구감소와 지방도시 소멸위기는 한국의 지속가능한 도시 실현에 있어 가장 구조적이고 시급한 문제이며, 단순한 인구감소를 넘어 도시 기능 약화, 생활 인프라 붕괴, 지역 공동체 해체 등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핵심 이슈이다.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어들면 도시의 재정자립도 하락, 세수 부족, 공공서비스 축소로 이어지며, 저이용·유휴부지 증가, 공간 활용 비효율성 심화로 인해 도시 전체의 공간적 지속가능성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는 2022년부터 89개 인구감소지역 등을 대상으로 매년 1조 원씩 지원되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운용하고 있다. 이는 단순 지원금이 아니라 지자체의 투자계획 평가를 통해 배분되고 사업 추진 과정과 성과 등이 모니터링된다. 실제로, 2022년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인구 감소지역에 총 5,606억 원이 배분되었으며, 주거, 산업·일자리, 문화·관광, 교육·보육, 노인·의료, 교통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지속가능한 도시’ 실현을 가로막는 또 다른 핵심 이슈 중 하나는 국가 차원의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국토불균형이다. 그동안 행정중심복합도시 조성, 혁신도시 건설, 공공기관 지방 이전 등 다양한 정책이 시행되었으나 수도권 쏠림 현상은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제1차 지방시대 종합계획(2023-2027)이 수립되었고, ‘국토기본법지방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을 통해 각각 초광역권계획(2022년 국토기본법 개정)과 초광역권발전계획(2022국가균형발전 특별법개정으로 도입된 후, 2023지방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으로 통합)이 도입되었다. 국토기본법에 근거한 초광역권계획이 국토의 장기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라면, ‘지방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한 초광역권발전계획은 5년 단위의 구체적인 실천 과제와 사업계획을 담고 있다. 충청권, 광주·전남권, 대구·경북권, 부울경 등 초광역권 내 거점 간 연계와 기능 분담, 초광역 교통망과 산업벨트 구축 등 초광역 메가시티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고, 과거 광역권 정책과는 다르게 지방자치법개정을 통해 도입된 특별지방자치단체가 초광역권 단위의 거버넌스로 제시되고 있어 계획이 실효성 있는 집행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도시는 폐쇄도시(closed city)가 아니며, 정보통신과 교통의 발달로 도시 간, 지역 간 상호 작용이 활발해지고, 개별 도시계획과 개발이 주변 도시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앞서 논의한 도시정비사업은 대상지의 물리적 공간과 인구구조 변화가 주변 지역 경제, 환경, 도시공간구조, 삶의 질에 영향을 주게 되며, 외곽 도시개발로 인한 구도심과 주변 지자체의 변화,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상호 성장 영향 등은 지속가능한 도시 실현에 있어 도시계획가가 견지해야 할 공간적 시각이 매우 넓어져야 함을 의미한다. 경제, 환경, 사회적 요소가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계획함에 있어 이 세 가지 요소를 담고 있는 다양한 크기의 공간 간 균형도 우리가 견지해야 할 지속가능성에 포함될 수 있다.

시군구별 인구변화 (ⓒ 우명제)

 

 

우명제 /  mwoo@uos.ac.kr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한국도시계획가협회 지속가능도시위원회 위원장

국토교통부 모빌리티 혁신위원회 위원, 서울특별시 도시계획위원회 위원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학술위원장, ()한국지역학회 부회장

1997년 서울시립대학교에서 학사학위를 취득한 후 1999년 동대학에서 석사학위를,

2007년에는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