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6. 4. 15:57ㆍ아티클 | Article/Issue3. 도시 계획 이슈
1. 수요응답형 교통
(Demand Responsive Transportation, DRT) 서비스는 전통적인 대중교통의 정형성과 택시의 유연함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모빌리티 서비스’이다. 기존의 노선버스가 정해진 시간표와 고정된 노선에 따라 운행되었다면, 수요응답형 교통은 이용자의 실시간 호출에 반응하여 운행 경로를 설정하고 승하차 지점을 탄력적으로 조정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정보통신기술과 정교한 배차 알고리즘을 통해 다수 승객의 수요를 실시간으로 그룹화하여 최적의 경로를 도출해 내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대중교통 서비스로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유연한 특성으로 인해 다양한 형태의 도시공간에서 탄력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우선 교통 소외지역 해소가 가능하다. 인구 밀도가 낮은 외곽 지역이나 대중교통 사각지대에서 공공성을 유지하며 제한된 차량으로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도심지 내에서도 다양한 교통수단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하고 서비스 공백 지역을 채워줄 수 있다. 도심 내 주요 역사 및 환승센터의 퍼스트/라스트마일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대중교통 이용이 제한되는 도심지 내 외곽지역은 수요응답형 교통 자체가 주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
수요응답형 교통의 주요한 기술적 구성요소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플랫폼이다. 서비스를 위한 전용 애플리케이션, 예약과 결제 그리고 배차 등을 총괄하는 플랫폼, 차량 위치 정보 및 기타 교통정보와 연계되는 실시간 정보제공 환경 등이 포함된다. 둘째, 실시간 경로 최적화 알고리즘이다. 다수의 호출을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최적의 합승 지점과 경로를 도출하는 부분은 매우 중요하다. 셋째, 데이터 분석 및 수요예측이다. 누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호출 가능성이 높은 지점을 선별하여 차량을 근처에 위치시키는 전략, 향후 서비스 확대 및 변경에 따라 변화하게 될 수요의 선제적 예측 등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런 기술적 토대 위에 서비스되는 수요응답형 교통은 시민들의 이동 편의성을 다양한 방식으로 개선할 수 있으며 도시의 재화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고, 궁극적으로 토지 이용 효율화와 도시 공간 구조의 유연성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첫째, 물리적인 궤도나 고정 노선 없이도 보편적인 접근성을 제공함으로써, 도시 외곽이나 저밀도 주거지에서도 중심부와 대등한 이동 편의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도시 계획가가 토지 이용을 구상할 때 교통 인프라 설치 비용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보다 유연하고 창의적인 공간 배치를 가능하게 한다. 둘째, 교통 복지 실현을 통한 도시 포용성 및 사회적 회복력 강화가 가능하다. 기존의 노선버스는 수익성 문제로 인해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이나 교통 약자가 밀집한 노후 주거지에 충분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반면 수요응답형 교통은 이러한 교통 소외지역에 실시간 수요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거주자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사회적 고립을 방지한다. 이를 통해 도시계획이 추구하는 평등한 서비스 향유라는 가치를 실현하며, 특정 지역의 슬럼화나 접근성 차이로 인한 지역 간 불균형을 완화할 수 있다. 셋째, 사용자 주권이 강화될 수 있다. 정류장에서 막연히 버스를 기다리는 수동적 이용자에서, 앱을 통해 차량을 호출하고 도착 예정 시간을 확약받는 능동적 주체로 이용자의 지위가 변화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수요응답형 교통은 기술적 진보를 넘어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도시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모빌리티 혁신의 정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2. 주요 사례
그렇다면 현재 국내에서는 어떠한 형태의 수요응답형 교통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을까? 본 장에서는 현재까지 제공되는 있는 사례 중 한국교통안전공단 우수사례 발굴에서 선정된 도시계획 및 공학 측면에서 다양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는 대표적인 두 가지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청주 콜버스
충청북도 청주시는 2014년 청원군과 통합하며 인구 80만 명의 거대 도농복합도시로 거듭났다. 그러나 통합 이후 도시 구조의 이질성은 대중교통 운영에 큰 난제로 작용했다. 기존의 구 청주시 지역인 동 단위는 인구가 밀집되어 있으나, 구 청원군 지역인 읍·면 지역은 광범위한 면적에 비해 인구가 산발적으로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존 청주시 시내버스는 각 지역에서 도심지까지 환승 없이 한 번에 이동하는 방식을 고수해 왔다. 이는 언뜻 편리해 보이지만, 1회 운행 시 소요되는 시간이 과도하여 도심 지역에는 버스가 과다 공급되는 반면, 정작 이동권 보장이 절실한 읍·면 지역은 배차 간격이 길어지는 비효율을 초래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청주시는 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입과 함께 허브 앤 스포크(Hub-and-Spoke) 방식의 노선 개편을 추진했으며, 그 핵심 고리로 수요응답형 교통체계인 청주 콜버스를 도입했다. 2022년 오송읍 시범 운영을 거쳐 2023년 말부터 본격적인 정식 운영에 돌입했으며, 2025년 현재 50대의 차량을 운영하고 있다.
청주 콜버스의 가장 큰 기술적 성취는 스튜디오 갈릴레이의 타모스(TAMOS) 플랫폼을 활용한 DRT 3.0 모델의 구현이다. 이는 단순한 호출 서비스를 넘어, 지역 특성별 맞춤형 모델을 설계하는 교통계회 기능, 최적의 이용자 인터페이스를 통해 승객과 운전자를 연결하는 운영, 그리고 실시간 피드백을 통해 전략을 수정하는 모니터링이 통합된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한다. 또한 청주시는 이용자의 특성을 고려하여 서비스 접근성을 다각화했다. 모바일 앱 바로 DRT뿐만 아니라 콜센터 전화, 그리고 정류장에 설치된 호출 벨 시스템을 통해 디지털 기기 사용이 서툰 고령자들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운영 관점에서도 차별성이 돋보인다. 도심 구역 내에서도 교통이 편리하고 수요가 빈번한 지역을 레드존, 접근성이 낮고 대중교통 이용이 제한적인 지역을 그린존으로 구분하였다. 서비스 호출 시 레드존 간의 이동은 제한하여 서비스 효율을 유지하되, 교통 소외 지역인 그린존 주민들의 이용 기회를 우선적으로 보호하는 정밀한 권역 관리를 시행하였다. 기존 정류장 외에도 마을회관이나 경로당에 가상 정류소를 설치하여 서비스 이용을 위한 퍼스트/라스트마일 거리를 단축한 점도 돋보인다. 운영 효율성을 위해 고정 노선형과 호출형을 혼합하여 운영하고 있다. 통학이나 통근처럼 수요가 일정한 시간대에는 중형 버스를 이용한 고정 노선으로 운행하고, 그 외의 시간에는 호출형으로 전환하여 차량의 유휴 시간을 최소화한다. 이는 주민들의 반발을 줄이면서도 점진적으로 비효율적인 노선을 대체하는 유연한 전략으로 평가받는다.
청주 콜버스의 성과는 지표로 명확히 확인되고 있다. 읍·면 지역 이용객의 평균 대기시간은 기존 45.4분에서 주중 17.2분, 주말 14.8분으로 감소하며 최대 70% 이상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시범 운영 기간 중 배차 성공률은 100%를 달성했으며, 기존 고정 노선 대비 대당 운송 거리는 약 40% 감소(1,158km → 693.7km)하여 유류비와 차량 유지비를 절감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대당 운송 원가가 70만 원에서 54만 원으로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이용 수요는 기존 공영버스 대비 약 42.1% 증가하는 유의미한 개선 결과를 보였다. 특히 남이면(+272%), 오송읍(+148.9%) 등 교통 불편이 심했던 지역에서 수요 유발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청주시는 2024년 지속가능 교통도시 평가에서 대한교통학회장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 DRT 운영의 선도 지자체로 자리매김했다. 이후에도 오송읍과 조치원읍을 잇는 자율주행 콜버스의 운행이 예고되어 있어, 기술적 진보는 계속될 전망이다.
기존 공영버스 대비 청주콜버스 운영 시 대기시간 변화
| 구분 | 기존 공영버스 대기시간 (분) |
주중 | 주말 | ||
| 평균 대기시간 (분) | 감소율 | 평균 대기시간 (분) | 감소율 | ||
| 계 | 45.4 | 17.2 | 62.1% | 14.8 | 67.4% |
| 가덕문의 | 50.3 | 15.1 | 66.7% | 16.2 | 64.3% |
| 강내 | 35.6 | 13.8 | 69.6% | 12.7 | 72.0% |
| 남이 | 40.3 | 10.0 | 77.9% | 10.3 | 77.3% |
| 내수북이 | 35.6 | 22.8 | 49.7% | 13.9 | 69.3% |
| 미원낭성 | 42.8 | 20.6 | 54.6% | 10.7 | 76.4% |
| 오송 | 47.2 | 21.4 | 52.8% | 21.4 | 52.8% |
| 오창 | 41.6 | 24.5 | 46.0% | 23.2 | 48.8% |
| 옥산 | 60.3 | 13.5 | 70.2% | 13.6 | 70.0% |
| 현도 | 54.9 | 12.7 | 72.0% | 11.4 | 74.9% |
| 자료 : 청주시(2025) 자료를 인용한 한국교통안전공단(2025) 자료를 재인용 주 : ‘기존 공영버스 대기시간’은 자료에 수록된 ‘기존 공영버스 배차간격’을 절반으로 나눈 평균치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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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옵서버스
제주 옵서버스는 제주특별자치도 읍면 지역의 고령자 이동권 향상을 목표로 도입된 서비스다. 제주는 농촌과 관광지가 혼재된 특성상 승용차 이용 비중이 높고 읍면 지역의 버스 배차 간격이 평균 1시간 이상으로 매우 길어 대중교통 접근성이 낮은 지역이다. 이에 배차 간격 1시간 이상, 일일 이용객 80명 미만인 노선을 수요응답형 교통으로 전환하여 효율성을 높이고자 했다. 2023년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서비스가 확장되고 있다.
제주 옵서버스는 이용 수요가 고정적인 오전 시간대는 기존 노선형으로, 수요가 분산되는 오후 시간대(14~21시)는 호출형으로 분리 운영하여 정시성과 탄력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여 콜센터에 제주 방언을 이해하는 상담원을 배치함으로써 고령층의 심리적 문턱을 낮춘 점이 돋보인다. 또한 읍면 소재지 거점 지역으로의 이동을 전담하게 하고, 시내권 이동은 기존에 제공되고 있는 거점 간 버스로 환승하도록 유도하여 지·간선 체계를 공고히 함과 동시에 수단간 연결성을 향상시켰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한림읍과 같이 지형이 긴 지역은 예약제 운영을 도입하여 효율적인 이동 경로를 확보했다.
성과 측면에서 옵서버스는 1일 대당 승차객 수 환산 시 150명을 기록하여 기존 읍면 지선버스의 38명 대비 약 4배 높은 효율성을 입증했다. 평균 대기 시간은 61분에서 14분으로 약 47분 단축되었으며, 하루 평균 운행 거리가 2,116km 감소하여 운영 비용 절감과 환경 보호라는 두 개의 목적을 달성하는 성과를 보였다. 주민 설명회와 원탁회의를 통한 민관 협력 거버넌스 구축은 사업의 수용성을 높인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3. 소결
수요응답형 교통은 단순한 버스의 대체 수단이 아니라,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도시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는 핵심적인 모빌리티 솔루션이다. 청주와 제주의 사례에서 보듯, 성공적인 서비스 안착을 위해서는 기술적 고도화뿐만 아니라 고령층 배려(호출벨, 전담 상담원)와 같은 지역 밀착형 서비스 설계가 필수적이다. 향후 수요응답형 교통은 자율주행 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운영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모든 시민이 차별 없이 이동의 자유를 누리는 이동권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는 도시의 핵심 인프라로 진화할 것이다. 이를 위해 지속적인 데이터 모니터링과 기존 운송 사업자와의 상생 모델 구축, 나아가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MaaS) 체계로의 완전한 통합을 지속적으로 논의해나가야 한다.
참고문헌
강태석, DRT 시범운영 성과와 시사점(과천 및 청주 사례),
광역교통 BRIEF, 2023(3). 4-8.(2023. 8.)
청주시, 2025 청주콜 버스 백서(2025)
한국교통안전공단, 모빌리티 개선사업 우수사례 발굴 및 매뉴얼 개선 용역(2025)
최성택 / schoi83@hanyang.ac.kr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도시공학과 부교수(2023~현재)
한국도시계획가협회 도시교통분과 위원장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학사 및 동대학 도시대학원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홍익대학교 연구교수, 미국 조지아주 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
Research Engineer, 한국교통연구원 부연구위원 등으로 근무하였다.
현재 서울시 교통영향평가위원, 한국ITS학회 및 한국철도학회 상임이사, 한국민간투자학회 학술분과 상임이사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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