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공간] 도시재생 어디로 가야 하는가?-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을 위한 전략적 전환 2026.01

2026. 1. 28. 16:26아티클 | Article/Issue3. 도시 계획 이슈

도시재생정비

 

 

 

도시재생의 등장

대한민국의 도시재생은 20세기 후반 산업화와 도시화 과정에서 촉발된 도시 쇠퇴와 불균형 문제에 대한 정책적 대응으로 등장하였다. 1960년대 이후 고도성장기를 거치며 도시 인구는 급증하였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주거지 개발과 산업단지 조성은 도시외곽 지역의 급속한 팽창을 유도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개발은 주로 신도시와 신규 주택 공급에 집중되었으며, 이로 인해 도심 내 기존 시가지와 주거지는 상대적으로 방치되거나 점차 기능을 상실하게 되었다.

특히 1980~1990년대에는 재개발·재건축을 중심으로 한 정비 사업이 활성화되면서 물리적 노후 환경의 개선은 일정 수준 성과를 거두었으나, 원주민의 강제 이주, 임대료 상승, 지역 공동체 해체, 도시의 사회적 불균형 심화 등 사회적 부작용이 동시에 발생하였다. 이에 따라 기존의 철거·신축 중심의 정비 방식이 한계를 드러냈고, 도시 쇠퇴에 대한 보다 통합적이고 지속가능한 대안이 요구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과 문제 인식 속에서 도시재생은 도시 정비 및 개발에서 회복으로, 철거에서 보존과 재활용으로, 외부 주도에서 지역 주체 중심으로 정책적 개􀀀이 전환되며 등장하였다. 이러한 흐름은 2013년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으로 제도화되었고, 이후 도시재생은 단순한 물리적 정비가 아닌 지역의 경제·사회·문화적 활력을 회복하는 종합적 도시정책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도시재생 패러다임의 변화

우리나라 도시정책의 패러다임은 20세기말과 21세기 초에 급변하는데 21세기였던 1980~1990년대까지는 성장 중심의 도시개발시대였다면 2000~2010년대에는 공동체와 도시재생이 도시의 주요정책으로 급부상하였다. 그리고 2020년 이후부터 오늘날까지는 지속가능한 운영 중심의 재생으로 변화해 가고 있다. 이 변화는 도시재생이 단순한 도시환경의 물리적 개선에서 출발하여, 오늘날에는 운영, 거버넌스, 기후 대응, 디지털 전환 등 복합적 과제를 아우르는 통합 전략으로 진화해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특히 21세기 초 도시정책을 좀 더 들여다 보면 2000년대 초반까지는 주거환경개선사업, 주택 재개발 등 공공주도 기반시설 정비 및 건축물 개선 중심의 ‘정비형 도시재생’이 주를 이루었다. 이 시기에는 도시의 외형 개선에 집중하였으며, 민간 건설사업자 중심의 물리적 공급이 도시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관점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이러한 방식이 도시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형평성을 해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고, 이에 따라 도시재생의 개념은 점차 지역 주민의 삶의 질과 공동체 회복에 대한 고려로 확장되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도시재생 선도지역’ 지정과 2017년 ‘도시 재생뉴딜’ 정책의 시행은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였다. 이 시기에는 공동체 기반의 사업 발굴, 주민 참여형 계획 수립,앵커시설과 거점공간 조성, 도시재생기업(CRC) 육성 등 지역 주도성 강화와 자립 기반 조성이 주요 과제로 설정되었다. 그러나 실제 사업 현장에서는 시설의 하드웨어적 조성 이후 운영의 지속성 확보 문제, 운영 주체의 역량 미비, 이용자 기반 부족 등의 문제가 반복되며 새로운 전환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에 따라 최근 도시재생은 단순한 물리적 조성 중심의 사업에서 벗어나, 운영 지속성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전환되고 있다. 특히 2020년대 이후에는 도시재생의 영역은 ‘2050 탄소중립디지털 뉴딜과의 연계를 통해 확장되고 있다. 이는 도시재생이 환경·기술·사회영역을 통합하는 복합 거버넌스적 접근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흐름이다.

요컨대, 한국의 도시재생은 정비 중심의 개발 모델에서 공동체 중심회복 모델, 그리고 오늘날에는 지속 가능한 운영관리와 기후·기술 통합형 재생 모델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오고 있으며, 이는 도시정책 전반의 구조적 전환을 반영하는 지표로 해석할 수 있다.

도시재생 패러다임의 변화 (AI 프로그램 생성이미지)

 

도시재생의 미래 : 지속가능성과 통합성을 향한 전환

우리나라 도시재생은 물리적 정비 중심의 1세대, 공동체 중심의 2세대를 지나 이제는 지속가능한 운영, 기후위기 대응, 디지털 기반의 거버넌스 체계 구축이라는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 속에서 향후 도시재생이 주목해야 할 미래 과제를 아래와 같이 몇 가지 정리해본다.

 

1) 운영 지속성과 자립 가능한 거점 공간 생태계 구축

도시재생 뉴딜사업 이후 다수의 앵커시설과 거점공간이 조성되었지만, 이들 공간의 사후 운영에서 재정 의존성, 주체 역량 부족, 이용자 기반 부재 등의 문제가 반복되었다. 이에 따라 미래 도시 재생은 공간 공급 이후의 운영 단계에 방점을 두고, 다음과 같은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

- 복합기능형 공간 설계: 단일 용도 아닌, 문화·상업·교육·공공서비스가 융합된 다기능 거점 설계

- 수익구조 내재화: 시설 운영을 위한 공공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부분적 수익화를 통해 자립기반 확보

- 전문 운영 주체 육성: 지역 사회적 경제 주체, 민간 위탁, 협동조합 등 운영 전문성 확보 구조 도입

 

2) 기후변화 대응과 생태적 도시재생 전환

2050 탄소중립 달성을 국가적 목표로 설정한 이후, 도시계획과 재생정책 역시 기후 회복력 강화를 위한 방향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도시재생 역시 이제는 환경친화적 요소를 단순히 반영하는 수준을 넘어, 도시의 기후위기 대응 시스템으로서 재구조화되어야 한다.

- 탄소중립형 도시재생 거버넌스 설계: 운영 단계에서 탄소 배출 감축과 순환경제를 실현하는 거점 운영 모델. 도시 내 빗물저류지, 도시숲, 저영향개발(LID) 등을 통해 도시의 생태 회복력 확보

 

3) 디지털 기반 도시재생 운영관리 체계 구축

스마트시티 정책과 도시재생 정책의 결합은 최근 몇 년간 정부정책의 주요 방향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는 도시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을 정교화하고, 시민참여를 실질화 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 디지털 트윈 기반 재생 공간 관리: 공간 정보, 이용률, 에너지사용량 등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한 운영 최적화.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 체계를 통해 재생성과를 실시간 측정하고 환류

 

4) 복합 위기 대응형 도시재생 전략

도시재생은 이제 단순히 낙후지역 개선을 넘어, 인구감소, 지역소멸, 돌봄 수요 증가, 에너지 전환 등 복합적 사회 변화에 대응하는 종합전략으로 기능해야 한다.

- 인구감소 대응형 재생 모델 개발: 유휴공간을 고령자 돌봄시설, 공동육아공간, 지역 인재 유입 거점 등으로 전환

- 지역 기반 돌봄 생태계와의 연계: 생활SOC와 사회복지 시설을 연계한 통합 돌봄 거점 설계

- 청년 및 이주민 유입 기반 강화: 도시재생 지역을 청년 창업과 이주민 정착의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공간 재배치

 

5) 정책체계의 통합과 제도적 일관성 확보

지금까지의 도시재생은 도시계획, 사회복지, 문화, 환경 등 다양한 정책과의 연계가 미흡하였으며, 행정 부처 간 협업 역시 한계를 보여 왔다. 앞으로의 도시재생은 다부처 통합 정책 설계와 실행 기반의 거버넌스 모델 구축을 지향해야 한다.

- 도시재생+도시계획의 정합성 확보: 법정 도시계획과 도시재생 전략계획 간의 연계 강화

- 생활SOC, 복지, 문화정책과의 통합 예산 편성: 부처 단위 예산이 아닌 통합된 목적 중심 예산 구조 설계

- 중간지원조직과 지역 거버넌스 간 역할과 기능 분담 체계화: 실행력과 책임성을 분산하는 통합 운영 체계 구축

 

도시재생 어디로 가야 하는가!

한국 도시재생의 미래는 단지 공간을 복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도시가 직면한 복합적 문제에 통합적이며 회복탄력적인 방식으로 대응하는 전략 체계로의 전환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서는 거점공간의 운영 지속성 확보, 기후·기술 통합적 접근, 디지털 기반의 참여 거버넌스 강화 그리고 다양한 사회적 위기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다차원 도시재생 프레임구축이 필요하다. 도시재생은 이제 과거의 문제를 복원하고 지역현안을 해결하는 영역을 넘어 미래의 도시를 실험하고 설계하는 플랫폼으로 다시 재정의 되어야 한다.

 

 

 

임현진 /  thecity1004@gmail.com

더 도시연구소 대표

한국도시계획가협회 도시재생전문위원회 위원장

가천대학교에서 도시계획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2018년부터 5년간 영등포 경인로 일대 도시재생사업 총괄 겸 센터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주민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된

도시 및 지역계획 구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경기도 지억상권위원회,서대구 도시계획 및 건축위원회,양주시 도시계획 및 도시공원위원회등에서 심의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한편 더 도시연구소는 이용자중심의 계획, 지역브랜드 개발 및 지역활성화 방안 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